조성호
Cho Sungho

시간의 적층 Stacking of Time
정은 Sterling silver
27.5×46×14cm, 2023

지구의 역사와 공동체의 기억을 담고 있는 장소들에 남아있는 다양한 흔적들을 채집하여 이를 다시 금속으로 치환한 오브제이다. 작가는 25억 년의 역사를 가진 한반도 최고령 암석부터 서대문 형무소 담장에 이르기까지 우리들에게 역사적으로 의미 있는 장소들을 찾아가 거기에서 발견되는 시간과 삶의 흔적들을 소프트왁스로 탁본한 다음 이를 다시 정밀탈납주조로 금속에 옮겨 시각화하였다. 탁본과 정밀탈납주조법의 결합은 작가가 장소의 ‘흔적 채집과 읽기’를 위해 고안한 방식이다. 표면의 채집은 소프트왁스를 녹여야 하기 때문에 오직 손의 체온으로만 가능하다. 작가는 이 작품을 위해 고창의 고인돌에서 경주 남산의 석벽, 수원 화성의 장안문 등을 다니며 직접 자신의 손길로 그곳의 흔적을 담았다. 그래서 작품에 새겨진 요철과 질감은 역사적 편린이기도 하지만 작업할 당시의 비, 바람, 햇볕에 대한 작가 자신의 기억 또한 더해진 것이다. 오감으로 작품을 느꼈으면 좋겠다는 작가는 자신의 작품을 통해 우리에게 현상적 체험을 제안한다. 작품은 눈으로 보이는 시각적 자극 외에 인체의 오감을 통해 받아들이는 물리적 자극, 즉 촉각에 배어있는 느낌과 상징성, 뉘앙스를 관람자에게 전하고 있다.

Cho Sungho’s Stacking of Time is an artwork created by visiting specific sites and making rubbings of various traces found there, which are then layered and constructed. The artist collects surface impressions from historically significant sites in Korea, ranging from the oldest rocks on the Korean peninsula to the walls of Seodaemun Prison. These surfaces are captured using soft wax rubbings, which are then meticulously cast in metal using precision lost-wax casting, a method developed by Cho to ‘collect and read traces’ of a place. The collecting process involves melting the soft wax with the warmth of the hand. For this work, the artist personally captured traces with his own hands by visiting various historical sites, including the dolmens in Gochang, the stone walls of Namsan in Gyeongju, and Janganmun Gate of Hwaseong Fortress in Suwon. The textures and reliefs in the artwork represent historical fragments, but also incorporate the artist’s memories of the weather conditions—rain, wind, and sunlight—experienced during the creation process. Hoping that people will experience the artwork with all their senses, Cho proposes a phenomenological experience through his work. The artwork communicates not only visual stimulation but also physical sensation, and deeper tactile feelings, symbolisms, and nuances to the audien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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