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진경·장희방
Yoo JinKyung
Chang Heebahng
별 헤는 밤 A Night of Counting Stars
참죽, 오동나무, 흑단, 동판에 주석도금, 백동 Toona sinensis, paulownia wood, ebony, copper-plated tin, cupronickel
103.5×51×24.6cm, 2021
조선시대의 문갑형 약장을 현대 생활공간에 적합한 수납장으로 재해석해 제작한 작품이다. 2017년 국립무형유산원 레지던시에서 각각 소목장과 조각장으로 만난 작가들은 우리 ‘전통 가구에 현대적 미감’을 부여해야 한다는 생각을 같이하였다. 그리고 근대 이전 시기 시대적·사회적 제약 속에서도 주체적 삶을 살아가려고 노력한 여성들의 삶을 가구로 담는 연작을 작업하던 유진경 작가가 조선 의녀의 현실을 생각하며 약장을 구상하다 장석(裝錫) 제작을 장희방 작가에게 요청하면서 더욱 긴밀히 협업하게 되었다. 서랍의 일부를 없앤 약장은 특유의 수납 기능을 살리면서도 사방이 트여 시원한 미감을 보인다. 특징적인 것은 전통 소목 작업에 주석 도금 기술을 접목함으로써 회화적인 이미지의 가구를 제작한 점이다. 주석 도금은 원래 금속공예에서 동(銅) 표면의 부식이나 변색을 막기 위해 내식성이 강한 주석을 그 위에 입히는 도금 기술이다. 작가들은 이러한 기법을 목가구에 적용하여 수묵화의 속도감 있고 유연한 붓질과 같은 효과를 내 밤하늘의 은하수를 표현하였다.
A Night of Counting Stars reinterprets a traditional Joseon Dynasty-style medicine chest into a modern storage unit. When the artists met as masters of woodworking and carving at the National Intangible Heritage Residency in 2017, they shared the idea of ‘infusing traditional furniture with modern aesthetics.’ The collaboration deepened when Yoo JinKyung, inspired by Joseon Uinyeo(medicine women), designed the medicine chest and asked Chang Heebahng to do the metalwork. By removing some drawers, the piece retains its storage function while offering an open and refreshing aesthetic. Traditional woodworking combined with tinning techniques – a technique often used to prevent decay or discoloration by covering copper with resistant tin – gives the furniture a painterly quality reminiscent of wash-ink brush strokes, evoking the image of the Milky Way in a night sk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