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어나다 Blooming
순은, 철, 옻칠 Fine silver, steel, ottchil
36×21×36cm, 2024

전통적으로 화로나 촛대를 장식하던 입사기법 중에서도 거스름을 내어 금속선으로 문양을 넣는 쪼음 입사로 제작한 그릇이다. 꽃이 피고 지고 씨앗을 맺는 순환 속에서 ‘생명의 근원’을 찾고자 하는 작가는 겉보기에는 화려한 꽃이지만 그 속에서는 열매를 맺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꽃의 양면성에 주목했다. 작품은 기물 제작 후 그 표면에 입사하고 다시 옻칠로 마무리하는 지난한 작업을 거치고, 각 공정마다 특별한 재료와 기법을 더해 완성되었다. 작가는 철 그릇을 다섯 부분으로 나누고 그 각각의 겉면과 안쪽면의 곡률을 다르게 하여 형태를 잡았다. 그리고 송진과 황토를 끓여 만든 감탕을 채워 기물의 철판을 고정하는데 이때 가로, 세로, 대각선 양방향으로 총 네 번의 쪼음질로 거스름을 내어 입사할 바탕이 되는 기물을 완성한다. 은선은 0.25cm와 0.3cm로 뽑아내 준비하고 은구슬은 0.3cm, 0.5cm, 0.7cm 크기로 만드는데 이들은 모두 꽃의 인맥과 꽃씨 표현을 위한 입사의 재료이다. 은선과 은구슬로 안과 밖을 입사한 후 아교와 송진을 섞은 접착체인 감탕을 기물에서 빼내 완성한다. 마지막으로 기물의 산화를 막기 위해 생옻칠을 하는데 이는 결과적으로 은입사를 더욱 도드라지게 한다.

Blooming is a piece made using the jjoeum-ipsa technique, a traditional method of decorating stoves or candlesticks with metal inlays, specifically by creating rough surfaces for the insertion of metal lines. Searching for the ‘source of life’ in the cycle of blossoming, fading and seed formation, the artist focused on the duality of flowers: their external beauty and their internal struggle to bear fruit. The work is completed through a meticulous process of crafting the base, inlaying and finishing with ottchil, incorporating special materials and techniques at each stage. The artist divided the iron object into five parts, each with different curvatures on the outer and inner surfaces. A mixture of resin and loess is boiled to create Gamtang(a gluey paste) that holds the iron plates together. The base object is prepared for inlay by scoring it in four directions – horizontally, vertically and diagonally – using the jjoeum technique. Fine silver wires of 0.25 cm and 0.3 cm thickness are drawn, and silver beads of 0.3 cm, 0.5 cm and 0.7 cm are made to represent the veins and seeds of the flower. After inlaying the inside and outside with silver wires and beads, the sticky paste is removed. Finally, a coat of raw ottchil is applied to prevent oxidation of the iron, which resultingly enhances the visibility of the silver inlay.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