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인혜
Kwon In Hye
요람의 숨결 The Breath of a Cradle
정은 Sterling silver
15×27.5×15cm, 2023
곰팡이와 같은 작은 생명체들의 군집과 그 생명력을 유기적인 형상으로 표현한 작품이다. 작가는 우연한 기회에 현미경으로 확대된 코로나 바이러스를 접하게 되면서 미시세계에 대한 탐구를 시작했다. 특이한 모양으로 진화된 미생물들의 촉수나 다리, 발의 움직임은 작가에게 깊은 인상으로 남았다. 800도 이상의 뜨거운 열을 가했을 때 은(銀) 선이 열풀림을 하며 움직이는 모습과 매우 유사했기 때문이다. 이후 작가는 미생물의 형태와 움직임을 은 선으로 표현하는 작업을 본격화하였다. 작가는 은 선을 하나씩 집게로 구부리고 꼬고 자르고 땜질하며 이어 붙이는 작업을 반복한다. 미세하고 섬세한 곰팡이들이 모여 군집을 이루듯이 중심부터 시작된 선들은 반복과 중첩의 과정을 거듭하며 유기적이고 단단한 형태를 갖추게 된다. 어느 정도 단단하게 군집을 이루게 되면 작가는 나무망치로 전체 형상을 다듬는데 이때 길게 꼬았던 은 선들을 다시 연결하거나 중간중간 은구슬을 부착하기도 한다. 작가는 미생물의 본능적인 움직임을 시각화하는 작업을 통해 인간의 기본적인 생존 방식도 되짚어 보기를 희망한다.
The Breath of a Cradle expresses the ‘colony and vitality’ of microorganisms such as mold in an organic form. The artist began exploring the microscopic world after encountering an enlarged view of the coronavirus through a microscope. The tentacle-like or leg movements of microorganisms evolved into unique shapes that left a deep impression on the artist because they resembled the movement of silver lines when annealed at over 800 degrees Celsius. Subsequently, the artist began to depict the forms and movements of microorganisms using metal lines. She bends and twists hundreds of silver lines with tweezers, cutting and soldering them together. The lines, starting from the center, repeatedly overlap to form an organic and solid shape, much like fine, thin clusters of mold. Once the lines form a certain degree of solid mass, the artist refines the overall shape with a wooden hammer, sometimes connecting the long, twisted silver lines or adding silver beads. By visualizing the instinctive movements of microorganisms, the artist hopes to reflect on the basic methods of human surviva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