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익
Lee Jaiik
트랜지션 9 Transition Ⅸ
동, 포슬린 컬러, 금박 Copper, porcelain color, gold leaf
55×59.3×55cm, 2024
달항아리에서 영감을 받아 제작된 금속 오브제이다. 2019년부터 〈트랜지션〉 시리즈를 제작 중인 작가는 달항아리, 매병, 주병 등 한국 전통 도기(陶器)를 모티프로 작업하고 있지만 그 내면에 숨겨진 주제는 생명의 ‘진화와 변이’이다. 달항아리의 자연스러운 비정형의 미감에서 작가는 알에서 깨어나는 혹은 허물을 벗는 생명체를 상상한다. 제작과정 역시 이 같은 상상 문법을 그대로 따르는데 2D와 3D를 넘나드는 형태의 변이, 종이에서 금속, 다시 도자로 이어지는 재료의 탈피가 그것이다. 작가는 컴퓨터 프로그램, 종이로 하는 시제(試製) 단계, 그리고 금속 작업의 본 단계를 순차적으로 진행한다. 아이디어 스케치를 3D로 옮겨 전체의 형태를 정하면 입체 항아리를 2D 프로그램으로 평평하게 피고 정렬한다. 그리고 긴 조각 모양대로 자른 금속은 용접 과정을 거치며 다시 입체로 복원된다. 이렇게 금속 기형이 완성되면 작가는 그 위에 포슬린 안료를 발라 가마에 구워낸다. 2D와 3D를 유연하게 오갈 뿐 아니라 금속이지만 금속 같지 않은, 재료를 규정할 수 없는 작업을 하고 싶다는 작가는 가장 전위의 방식으로 형태와 재료를 실험하고 있다.
Lee Jaiik’s Transition Ⅸ is a metal object inspired by the Moon Jar. Since 2019, Lee has been creating the Transition series, drawing motifs from traditional Korean ceramics such as Moon Jars, Prunus Vases, and wine bottles. The underlying theme of his work is the ‘evolution and mutation’ of life. Inspired by the natural, asymmetrical beauty of the Moon Jar, Lee imagines life forms emerging from eggs or shedding their skins, The production process also embodies this concept of transformation, such as moving between 2D and 3D forms and changing materials from paper to metal and ceramics. Lee begins with mock-ups using computer programs and paper, then progresses to metalworking. Idea sketches are translated into 3D to determine the overall shape, which is then flattened and aligned using a 2D program. The metal, cut into long pieces, is welded back into a three-dimensional shape. Once the metal form is complete, Lee applies porcelain pigments and fires the piece in a kiln. By moving fluidly between 2D and 3D, and by creating works that defy the typical properties of metal, Lee experiments with form and material in an avant-garde wa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