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인
Kim Dong In

結莟(맺을 결, 꽃봉오리 함) – 2403V FLAWER 2403V
도자 Porcelain
24×40×13cm, 2024

결함(缺陷)으로 여겨져 지워지는 자국을 작업의 정체성으로 삼은 작품이다. 슬립 캐스팅(Slip Casting) 과정에서 생기는 석고틀의 분할선과 불규칙한 구연부의 슬립 자국은 도자가 완성될 때 다듬어 없어지기 마련이다. 틀 자국을 지우는 것을 ‘페틀링(Fettling)’이라 하는데 작가는 의도적으로 이 과정을 생략하였다. 도자의 효율적인 생산을 위한 고안된 주형의 분할이 기능을 넘어 장식으로 그리고 작업의 주요 의미로 확장된 것이다. 이로써 슬립이 배출되는 과정에서 생성된 불규칙한 질감의 분할선은 굽는 번조 과정을 통해 기물에 영구히 남게 되었다. 이렇듯 작가는 쓸모없는 것, 일반적인 제작 과정에서 없어져야 하는 결함들에서 쓸모를 발견하고 더 나아가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꽃봉오리 모양의 화병인 이 작품의 제목은 〈결함〉이다. 결함은 부족하거나 모나서 문제가 되는 것을 일컫지만 작가는 이를 ‘맺을 결’에 ‘꽃봉오리 함’자로 명명하며 쓸모없는 ‘결함’도 꽃봉오리만큼의 가치를 가질 수 있음을 중의적으로 표현하였다.

FLAWER 2403V embraces discarded marks as its identity, challenging the norms of traditional fettling. The artist intentionally preserves the seams of plaster molds and the slip marks of slip casting, which are usually cut away in the ceramic finishing process. By eliminating the fettling process, the practical divisions of the molds are transformed into decorative elements and significant features of the piece. The irregular seams created during slip casting remain permanently on the object after firing. The artist finds and gives meaning to ‘defects’ that are typically eliminated. By titling the piece FLAWER, a Korean term of the same name that means seemingly useless ‘defects,’ the artist suggests that it can have value, like a flower bud.


PDF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