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대용
Jo Daeyong

1.
쌍희자 무늬 발
Double Happiness(囍) Pattern Bamboo Blind

대나무
bamboo
137x195cm
미상

“꽃이 지기로소니 바람을 탓하랴
주렴 밖에 성긴 별이 하나 둘 스러지고
귀촉도 울음 뒤에 머언 산이 다가서다 ….”

– 조지훈, 「낙화」 中

조대용은 국가무형유산 염장(簾匠) 보유자로 증조부 대부터 4대째 전통을 이어 통영발을 제작하는 장인이다. 통영은 예로부터 대나무를 가늘게 쪼개 이를 명주실에 곱게 엮어 만든 세렴(細簾)이 유명했다. 가늘게 뽑은 대오리를 고운 명주실로 일일이 엮어 만든 발은 큰 것은 큰 것대로 점잖은 기품이 있고, 작은 것은 작은 것대로 아담한 맛이 있다. 특히 희(囍), 길(吉), 아(亞) 등 글자 문양과 육각형의 귀갑 문양, 격자 문양은 화려하면서도 고졸한 멋을 풍긴다. 섬세하고 우아하게
만들기로 유명한 조대용의 발은 미국, 일본, 프랑스 등의 초청을 받아 전시회를 열 만큼 세계적으로 그 노력과 기술의 가치를 인정받았다. 그는 발 본연의 매력을 유지하기 위해 발 색깔과 문양 색깔을 같은 계열로 제작한다. 언뜻 눈에 띄지 않지만, 빛이 비치는 각도에 따라 문양이 은은하게 나타났다 사라지곤 하는데, 이는 마치 베일을 쓴 여인처럼 우아하고, 은거하는 선비처럼 신비감을 자아내게 한다. 이번 전시에서 조대용은 대를 엮어가며 지켜온 우리 전통 발의 기능을 통해 공간과 공간 사이를 가려 구분해 주지만, 밀폐되지 않으며 나아가 과거와 현대를 연결하고 소통하는 가변적 벽으로서의 발’의 역할을 제시한다.

공예로 짓는 집
Crafting the House

2024.9.5-202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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